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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쓰는법 2

소소한 일 하나하나의 무한한 집적이, 나라는 인간을 이런 형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 책 <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하루키>

고양이를 버리다 그간 일본 문학 특유의 사소설풍 서사와는 다소 거리를 두어온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사적인 테마 즉 아버지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제목 그대로 아버지와 바닷가에 고양이를 버리러 간 회상으로 시작하는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유년기의 입양과 파양, 청년기의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의 교직 생활, 노년기의 투병 등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 개인의 역사를 되짚는 논픽션이다. 이를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존재론적 근간을 성찰하고 작가로서의 문학적 근간을 직시한다. 작가는 시종 아무리 잊고 싶은 역사라도 반드시 사실 그대로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리고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아버지의 역사를 논픽션이라는 이야기의 형태로 용기내어 전한다. 글..

고독한 독서가 2021.01.05

나의 삶에서 확실한 것은 내가 죽는다는 것 : 책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인간의 삶에서 장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무언가를 반드시 이룬다는 보장도 없고, 어떤 걸 가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 와중에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스러지는 존재라는 것이다. 동료인 이반 일리치의 사망 소식을 접한 이들이 맨 먼저 보인 반응은, 저마다 속으로 그의 죽음으로 발생할 자신들의 자리 이동이나 직위 변경에 대해 미리 계산하고 따져보는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가까운 사람의 사망 소식을 듣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이, 절친했던 동료가 죽었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해 ‘내가 아니라 바로 그 친구가 죽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함께 느꼈던 것이다. ‘세상에, 사흘 밤낮을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고 나서야 겨우 숨을 거두다니! 사실 언제든, 아니 지..

고독한 독서가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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