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이미지와 우리 세대의 삶] 우리 세대는 어느 순간부터 묘한 환각에 시달려왔다. 나는 그 환각의 이름을 ‘상향평준화된 이미지’라 불러왔다. 우리 세대는 최악의 양극화에 시달리는 시대의 청년들이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지극히 평준화된 이미지를 누리고 있다. 이를테면 한편에는 학자금이라든지, 장래 얻게 될 아파트라든지, 이미 공고해져버린 상류층에서의 삶이 보장된 누군가가 있을 것이고 반대편에는 학자금 대출을 짊어지고, 서울 진입은 인생의 시작부터 난관이고, 결혼과 출산은 아득한 현실로만 느껴지는 누군가가 있겠지만, 두 사람이 누리는 삶에 묘한 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세대라면, 이 시대의 청춘이라면 마땅히 누리는 것들, 이른바 '핫한' 것들을 향유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를 가장 깊은 우울로 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