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혹은 생각

독학으로 파이썬 배우는 이야기

구새주 2020. 5. 31. 15:02
반응형

시도한 적은 여러 번이다. 18년부터 코딩을 배우려고 나름 노력해왔다. 초딩들도 배운다는데,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자바, C언어, 파이썬을 야금 야금 시작했지만 몇 챕터를 넘기지 못하게 포기했다. 영 이해도 되지 않고 재미도 못 붙였기 때문이다. 먼지 쌓인 책...

 

 

 

그러다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될지 골머리를 앓았던 적이 있었다. 그 동안 내가 좋아했던 과목들을 떠올려보면서 흥미와 적성을 (이제서야) 찾아보고자 했는데 시기별로 이렇다.

 

초딩: 기억안남, 중딩: 세계사, 생물, 화학, 기술, 고딩: 사회문화, 대학생: 지역경제, 통계학

 

대학교 4학년 때까지도 내가 상당한 문과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고딩 때 수학을 포기했던 기억때문인지, 이과는 언감생심 상경계열쪽도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다 4학년 1학기에 우연찮게 들은 통계학이 가장 재밌는 과목이 되었고, 뒤돌아보니 과에서 유일하게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분야도 경제였던 거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굉장히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냥 새롭게 뭔갈 시작하기 두려웠던 것 같다. 상경계열 복수전공이라도 해볼까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렇게 대단한 확신도 없는데 공부를 몇 년 더 한다는 게 무서웠다. 돈도 돈이고. 그래서 다른 관심 분야의 창업팀에 참여를 하며 독립 출판도 해보는 등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인생 회피를 위해서 더 그 쪽에 열심히 매달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다시 1년이 지나고, 학교에서 채워야 하는 것은 졸업 요건 자격증 하나를 남겨둔 채 학교와 인사하게 됐다. 그 울타리가 사라지니 더더욱 뭘 해야될지 모르겠었다. 일단 알바 하나를 하면서, 내 적성과 흥미를 찾겠다는 생각을 했다. , 쉰다는 의미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은 불안감과 무기력함의 기막힌 콜라보였다

 

 

 

그렇게 어떤 분야로, 어떤 직무에서 일해야 겠다는 결론없이 모호한 시간을 지나, 작년 12월즈음 졸업생이라면 웬만큼 다 받아주는 조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코딩을 배우는 썰을 풀겠다고 해놓고 갑자기 암흑기를 이야기하는 느낌이지만, 아무튼 지난 날을 반추하며 아, 이런게 잘 맞겠다! 싶었던 것이 데이터 분석이었다. 시기적으로 떠오르는 분야기도 했지만, 내 흥미와도 얼추 잘 맞으니 배워볼만 하겠다, 싶었다. 하지만 관련 분야 공부에 실패한 경험이 여러 번 있다보니 시작이 어려웠다. 이번에도 중도 포기할까 두렵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하는 마음에 미루다 올해 16, 첫 강의를 시작했다.

 

 

 

완강한 강의들! 우하하

 

내가 듣고 있는 강의는 유튜브에도 올라와있는 Python for everyone 이다. 너무 재밌을 때는 미친듯이 듣고, 어려워서 이해가 안갈 때는 잠시 쉬기도 하면서 나름 꾸준히 듣고 있다. 하루에 왕창 듣기보다는 10분 이내의 짧은 강의를 하루에 하나씩 듣는 걸로 시작했다. 이 강의를 고른 이유는 데이터 분석 강의를 검색했을 때 무료로 나온 것이 (중요) edwith이였고 선수 강좌로 이 강의를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매우 매우 추천한다.

 

그 동안 공부했던 국내 교재들, 강의들은 너무 이론적이었다. 교재 초반에 이진법 변환, 뭐 이런게 나오는데... 처음 프로그래밍하는 사람에게 (것도 독학으로) 이진법을 시키면 흥미도가 확 반감되지 않겠나.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에 대한 답을 알 수 없으니 왜 공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py4e는 목차 구성이 초심자가 흥미를 잃지 않게 잘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교수님이 재밌다! , edwith에서 제공하는 한글 ppt덕에 이해하기 편하고 댓글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나 모르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지금은 http를 듣고 있고완강까지 고지가 멀지 않았다. 꼭 완강하고 데이터 분석 강의로 넘어가고 싶다. 사실 요즘 파테기라 일주일 이상 진행하지 않았었는데, 다시 오늘부터 하기 싫어도 그냥진행하기 시작했다. 존버는 이럴 때 필요한 말인 것 같다. 배우는 건 흥미로 시작해도 아무튼 버티는 게 필요하다. 버티다 보면 번뜩 이해갈 때가 온다.

 

 

 

애니웨이, 비전공자가 독학으로 파이썬에 발을 담구고 느리게나마 4개월을 지속하고 있는 이야기 였습니다.

 

 

 

(작성일: 20.05.0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