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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인가 (소련여자/ 김경일/ 최재천)

구새주 2021. 12. 11.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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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중독자로서 넷플릭스 추천은 할 수 없습니다. 흠. 그렇다면 저는 유튜브 추천을 할 수 있는 운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때그때 좋았던 영상은 물론이고 그동안 보면서 좋다고 생각한 녀석들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련여자] 정말?

소련여자 채널을 보다 보면 크리스(소련여자)는 진짜 똑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까고 싶은 것과 유머를 정말 잘 섞어서 해학적인 풍자도 잘 만들고, 그냥 병맛도 매우 잘 만드는 캐릭터. 편집자와 합이 너무 좋아서 편집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웃음버튼 샌즈


그런데 위 영상은 유머와 무려 교훈을 잘 섞어버려서 큰 감동이 밀려왔답니다. (정말!) 제목만 보고 오늘은 또 어떤 병맛일까... 하고 생각했던 나의 머리를 두둥탁...

크리스가 말하려고 하는 내용은 결국 이런 심리학 강의와 동일한데,



[세바시]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사람은 계획부터 다르다

"영철이가 사람을 죽였대"

-> 왜 그랬대?
->영철이가?
->대체 무슨 일이야...?

"영철이가 살인자래"

-> 그 xx 죽일 놈이네.


뭐, 극단적인 예시이긴 합니다만 영상에 나온 예시라 적어봅니다. 극단적인 만큼 확 와닿는 것도 있고요.

정리하자면 명사는 생각을 줄이고, 간단하게 하려는 인간의 속성이 드러나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목표를 명사가 아닌 동사로 써보자고 하시네요.

명사가 꿈이 된다면 현재 내가 열심히 하는 것과 관계없이 그 명사가 되지 않는 한 꿈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꿈이 동사, 형용사가 된다면 다르겠지요. "나는 경찰이 될 거야."라는 목표는 경찰 시험에 붙는 그 순간까지 이룰 수 없습니다만 "나는 사회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거야."라면 관련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그 꿈을 이루면서 살고 있는 셈이지요.

그런데 '봉사활동 따위로는 만족되지 않는데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은 '그냥 꿈이 없는데요?'라고 할 수도 있고요.

[최재천] 과학적으로 행복은 필수가 아닙니다

유전자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불행하더라도 자식만 낳으면 된다.



우리의 유전자에 행복추구가 새겨져 있느냐, nope.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자기기만이라고 느껴지더라도 "이만하면 잘했다, 이만하면 행복하다"라고 행복의 역치를 낮춰서 스스로 뿌듯해하는 게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도 최근 이 부분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뭘 해도 "이 정도는 기본이야, 이 정도는 당연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니 즐거운 게 없고 완벽주의만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홀홀... 설령 다른 사람은 나에게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 스스로는 그러지 않기로 약속^^ 스스로 칭찬해주고 우쭈쭈 해줘야 일상의 기쁨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징크스 <너무 기대하면 일이 안 풀린다>도 같은 맥락이지요. 그리고 이 징크스는 저의 징크스이기도 합니다. (쿠라이 쿠라이...) 늘, 항상, 고대했던 일은 잘 안되고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은 오히려 돼버리더라요. 참... 아이러니한 겁니다. 치열하게 노력했기에 기대하는 것인데 기대하면 잘 안 풀린다라... 그렇기에 행복 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스스로 제어하고는 합니다. '기대하면 망한다!!' 암튼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위의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면 꿈(목표)의 동사화는 행복의 역치를 낮추는 작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준이 낮아졌기에 기뻐할 수 있는 것이 행복으로 다가올 수도 혹은 한심함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요. 본인의 선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로그 글을 쓸 때 순식간에 글이 와다다 써지는 경우도 있지만 쓰다가 팽한 경우도 잦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뭐하러 고생해!' '글이 안 써지는 걸 보니 글렀다!' 하는 마음으로 자리를 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 됐건 하나의 글을 완성시킨다는 것은 꽤 큰 만족감을 줍니다.

블로그는 순전히 재미로 시작했으나 괜한 의무감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순간의 막힘을 참지 못해 종료 창을 누르기도 했지요. 처음을 생각해본다면 그때의 저는 글쓰기를 꽤 좋아하고 자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요. 뿌듯함을 느끼며 혹은 뿌듯함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시간을 내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누가 보느냐, 마감기한이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쓰는 사람, 내 생각을 정리하는 사람, 기록을 남기는 사람... 그냥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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