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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11

하루키를 좋아하세요? : <아무튼, 하루키_이지수>

나는 하루키를 좋아한다. 정확하게는 하루키의 에세이를 좋아한다. 애초에 소설을 많이 읽지도 않았거니와 성적 대상화가 많은 건 딱 질색이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유명한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이유는 없었다. 처음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은 건 고등학생 때다. 그 시절은 공부빼고 다 재밌는 법. 도서관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책이나 빌려 봤더란다. (뭐, 책 읽으면 다행인거죠, 사실은!) 이 사람이 직접 지은 제목인지는 모르겠지만, 따위의 이름은… 지금도 취향 저격인 것이다. 하루키의 에세이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내 취향 저격인 삽화가 있기 때문이다.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그림은… 정말 내 취향이다. (내가 그리는 그림과 비슷하기도 하고…) 뭐 더 설명할 것이 없다. 정말 그림이 내 맘에 든다는 것이 전부라. 좋..

고독한 독서가 2020.10.08

나의 삶에서 확실한 것은 내가 죽는다는 것 : 책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인간의 삶에서 장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무언가를 반드시 이룬다는 보장도 없고, 어떤 걸 가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 와중에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스러지는 존재라는 것이다. 동료인 이반 일리치의 사망 소식을 접한 이들이 맨 먼저 보인 반응은, 저마다 속으로 그의 죽음으로 발생할 자신들의 자리 이동이나 직위 변경에 대해 미리 계산하고 따져보는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가까운 사람의 사망 소식을 듣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이, 절친했던 동료가 죽었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해 ‘내가 아니라 바로 그 친구가 죽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함께 느꼈던 것이다. ‘세상에, 사흘 밤낮을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고 나서야 겨우 숨을 거두다니! 사실 언제든, 아니 지..

고독한 독서가 2020.09.28

드라마 '시그널' 과몰입러의 범죄심리학 읽어보기 : 책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_김경옥, 이수정>

유튜브에서 우연히 (또! 중독이다.) 드라마 ‘시그널’의 클립 영상을 보게 되었다. 방영 당시에도 재밌게 본 드라마였지만 탄탄한 사건과 각자의 개성은 물론 관계성도 뛰어난 캐릭터들 덕분에 다시 한번 몰입하게 되었다. 몇 년 전에는 ‘박해영(극 중 주인공) 존나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박해영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이 드라마의 캐릭터가 된다면, 나는 주인공 3명 중에 박해영이다. 냉철한데 미묘하게 감정적인, 살짝 뒤처진다는 느낌도 들지만 사건 해결사 노릇을 하는 프로파일러이자 경찰인 박해영이 되보고 싶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자면, 유치원생이었던 n 년 전의 나, 나의 첫 꿈도 경찰이었다. 짧고 굵은 과몰입러로서,프로파일러가 되보고 싶다는 마음에 프로파일러와 비슷하..

고독한 독서가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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