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독서가

건축으로 세상 읽기 :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구새주 2020. 9. 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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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유튜브에서 (어째 다 유튜브에서 발견하는 것 같다만) 유현준 교수 강의를 봤다.

학교 건물이 교도소와 같다며 이런 획일적인 공간에서 창의적인 인재가 나오길 바라는 것이 이상하다고 하더라. 다른 이들은 학교 ‘교육’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학교 ‘건물’의 문제점을 보는 시각, (최근의 화제인)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youtu.be/QxGzwJd_Eno



이 책에서 계속해서 얘기하는 것은 <미디어가 자연을 대체했다>는 점이다. 


주변을 볼 수 있는 환경에서는 풍경을 보지만 사람만 가득할 때, 마땅하게 눈을 둘 곳이 없을 때 슬그머니 핸드폰을 보곤한다. '사람들을 쳐다보는 건 무례하니까' 라는 이유로 한 눈 팔기 쉬운 화면을 본다. 개인의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볼볼 거라곤 정지한 벽지뿐이니, 가장 많이 움직이고 있는 유튜브를 키게 된다. 그리고 피로해진다.


그런데 여행만 가면 정말 핸드폰을 보지 않다. 왜 그럴까? 자연 속에 있을 때 혹은 건물 안에 자연이 있을 때 시시껄렁한 미디어의 장난에 넘어가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디어 컨텐츠가 중요하겠구나, 싶었다. 컨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반갑지만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니까.



<뉴욕이 살기 좋은 이유도 시민들이 공유하는 무료의 공간이 많기 때문> 이라고 말하는 부분 역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서울은, 아니 우리나라는 무료의 공간이 없다. 졸업한 뒤로도 학교를 찾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딘가에 소속되어있지 않으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전무하다. 그래서 결국 카페를 찾게되고 죄없는 나의 몸은 커피만 들이키게 된다. (불필요한 지출은 당연하고!) 뉴욕의 경우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수십개의 공원, 벤치 등이 있어 뉴욕시민을 고가의 작은 집으로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융합시킨다고 한다.

부럽다.

뉴욕 가보고 싶다.

 

 
어디서 살 것인가
건축과 공간을 읽는 방법을 소개하고 다양한 삶의 결이 깃든 좋은 터전을 제안하며 삶의 방향성에 맞춰 스스로 살 곳을 변화시켜 갈 수 있도록 돕는 건축가 유현준의 『어디서 살 것인가』.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도시와 우리의 모습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던 저자는 이번에는 ‘어디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도시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가 차를 선택할 때 외관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그 자동차를 누구와 함께 타고 어디에 가느냐이듯이, 우리가 사는 곳도 마찬가지로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냐가 아닌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서로의 색깔을 나눌 수 있는 곳,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도시로의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심도 없고 경계도 모호한 특성을 보여 주는 현대 건축들, 대형 쇼핑몰에는 항상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 이유,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것과 사적 공간에 대한 갈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숨 가쁜 도심에서 벗어나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대교 아래 공간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어떤 공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생각하고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저자
유현준
출판
을유문화사
출판일
2018.05.30

 



읽은 날짜: 1/23~2/5
작성일: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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